신나는이젼 2025. 7. 24. 14:23

한 쌍의 발과 두 명의 어깨

참얄굿은 일입니다. 지난달 '편집장의 글에서 걷기의 즐거움에 대해 썼는데 , 마지막문장의 마
침표를 찍기 무섭게 그만, 다리 부상을 당하고 말았습니다. 세상의 모든 자동차가 사라진 것
같던 토요일 새벽, 가까스로 잡은 택시를 향해 달려가다 발목이 훅꺾였고, 발등 뼈에 금이 갔
습니다. 한순간의 삐끗함이 초래한 결과는 제5중족골 기저부 골절. 심드렁한 말투의 의사는
한달 이상 집스물 해야한다며 발 을 땅이 딜지말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.
무릎 아래부터 발가락 직전까지 고정한 원통형의 초록색 감옥. 돌덩이처럼 무겁고 단단한 집
스는그날 이후 저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. 목발에 의지해 걸을 수 있는 최대치는불
과 200미터 정도. 2분이면 닿을 곳에 가는데 10분 이상 걸리고, 겨드랑이가 뻐근할 만큼 안간
힘을 써야 하니 보행을 최소화했습니다. 택시로출퇴근하며 집과 회사만 오가는 날들. 걷는동
안스치며 감각했던 외부 세계와 단절되자 투 개의 공간에 갇힌 기분이 들었습니다. 목발에 의
지해 계단을 내려올 때의 아찔함, 잠을 잘 때도 롱부츠를 신고 있는 듯한 찝찝함, 모든 끼니를
사무실에서 해결해야 하는 외로움. 그리고 그밤에 난 왜 좀더 천천히 걷지 않았을까, 하는자
책감까지. 도무지 적응하기 힘든감정을 겪는 동안크게 깨달은 한 가지가 있습니다.
걷기 위해선반드시 두발이 교차하며 땅을 뒤로 밀어야한다는 것.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균
형잡힌 한 쌍의 발이 필요하다는 것 말입니다. 그건 마치 손을 잡기 위해선 두 손이 필요하다
는 것과 같은 말인데, 생각해 보면 이보다 더 단순하고 명쾌한 진실도 없습니다. 홀로선 발은
나를 세상 속으로 데려다 줄 수 없고 하나뿐인 손은 기도의 자세를 취할 수 없다는 걸, 이전엔
왜알지못했을까요. 어깨동무를 하기 위해선두사람의 어깨가 필요하다는 것도 새삼 절실히
깨달는 한 달이었습니다. 손을 잡아 주고가방을 들어 주는 친구와 총명하고 의리 있는 팀원들
덕분에 7월호를 무사히마감할 수 있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