반짝반짝
허생전 본문
허생의 말을 다 듣고 난 변 부자가 다시 물었다.
"그럼 처음에 내가 만 냥을 내어 줄 것을 어떻게 알고 있었습니까?"
"당신이 꼭 내게 만 냥을 줄것이라고 믿지는 않았소, 누구라도 만 냥을 가지고 있는 장사꾼이라면 내주지 않을 수 없었을 거요. 나의 재주를 헤아려 보면 넉넉히 백만 냥은 쉽게 벌 수 있을 것 같았지만, 운명은 저 하늘에 달려 있는 만큼 아무도 앞으로의 일 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거요. 그러므로 나를 알아보고 써먹는 사람은 복이 있는 사람이오. 반드시 부자가 된 후에 더 부자가 되라고 하늘이 명한 거요. 그러니 돈을 내주지 않을 까닭이 있겠소? 내 이미 만 냥을 얻었으니, 그 후부터는 그 복을 빌려서 행한 것 뿐이오. 그리고 성공하였소. 만일 내가 내 재산으로 혼자서 일을 시작했다면 그 성패는 알 수 없었겠지요."
허생의 말을 다 들은 변 부자는 머리를 끄덕였다.
'아, 이 사람의 재주가 아깝구나. 나 같은 장사치로서는 도저히 상상도할 수 없는 배포를 가졌구나. 이런 큰 그릇을 어찌 오두 막에서 썩힌단 말인가?'

